<OTN매거진=임영수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인파가 몰리는 유명 관광지보다 가족 단위로 조용히 방문할 수 있는 일명 언택트(Untact) 관광지가 주목받고 있다.
이에 맞춰 한국관광공사와 지역관광협의회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언택트 관광지 100선에 전국의 구곡 중 유일하게 괴산군의 갈은구곡이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구곡문화가 우리나라에 시작된 것은 16세기경으로 추정되는데, 조선시대 선비들의 주자 숭배 사상이 영향을 미쳐 선비들이 직접 구곡원림(九曲園林)을 경영했던 것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언택트 관광지 100선에 선정된 갈은구곡 또한 그중 하나다.
갈은구곡은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인 산막이옛길과 연하협구름다리 인근에 위치하지만 그 유명세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소다.
산막이옛길 진입로에서 차를 틀어 괴산호를 따라 난 국도를 달리다보면 계곡 사이로 숨은 갈론 마을에 도착한다.
마을에서 2~3km를 더 들어가면 바위와 수목이 어우러진 갈은구곡의 놀라운 풍광을 만날 수 있다.
제1곡 장암석실을 시작으로, 갈천정, 강선대, 옥류벽, 금병, 구암, 고송유수재, 칠학동천을 거슬러 올라가면 마지막 제9곡 선국암에 닿을 수 있는데, 여유를 갖고 즐기려면 왕복 3시간 정도는 잡아야 한다.
사람들의 발길이 드물었던 탓에 구곡을 오르는 길이 평탄하진 않지만 자연 그대로를 걷는 맛 또한 남다르다.
괴산군 관계자는 “갈은구곡은 아홉 개의 절경에 모두 한시가 음각돼 있는데 이는 다른 구곡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독특한 특징으로 문화재적 가치 또한 높다”며, “방문 전 구곡에 대해 공부해온다면 갈은구곡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생활 속 거리두기에도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괴산군에는 갈은구곡뿐만 아니라 여름철 들러볼 만한 계곡이 많다.
우암 송시열 선생이 은거했던 화양동의 화양구곡은 물론, 퇴계 이황, 송강 정철 선생이 사랑했던 쌍계구곡(쌍곡), 택리지에서 이미 금강산에 비견됐던 선유구곡 등 선비들에게 사랑받던 전통의 계곡들과, 최근 지정된 군자구곡, 풍천구곡도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들러볼 만하다.